금슬 좋은 부부의 공통점은 예측 가능성

사전에 약속을 다 했는데, 당일에 이런저런 이유로 약속을 취소하면 불쾌감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사적인 만남이든 고객-사업자 관계이든 간에 말이죠.

저명한 신경과학자 리사 펠드먼이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뇌는 내외부 정보에 기반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이를 통해 개체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일차적 기능입니다.[1] 이는 그만큼 우리 마음이 예측 할 수 없는 상황이나 예측을 엇나간 상황에 대해 불쾌감을 경험하기 쉬움을 의미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불확실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긍정 정서를 유발할 수도 있지만[2] 디폴트값은 불쾌감입니다.

부부 서로 간의 신뢰는 결혼 생활의 근간입니다. 신뢰가 깨지면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도 어렵습니다. 이 신뢰는 달리 말하면 예측 가능성입니다. 신뢰의 정도는 상대방을 얼마나 예측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에 연관됩니다.

부부 신뢰가 깨지는 흔한 예가 불륜입니다. 불륜의 타격이 큰 것은 배우자에 대한 예측이 심하게 엇나가버린 상황에서 경험하는 불쾌감이 생존의 위협을 알리는 신호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를 예측 가능하게 해줘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끝없이 약속을 지키는 그 과정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해요. "결혼은 서로가 서로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되어주는 일이다." - Martius 트위터

위 인용구에서처럼 결혼 생활에서 근간이 되는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내 행동을 예측 가능하다고 느낄 수 있게 행동해야 합니다. 사소한 것이라도 약속했으면 지키려고 노력해야 하겠고요. 물론 저도 약속 안 지켜서 배우자의 화를 돋우는 때가 있지만, 최소한 약속을 어긴 데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미안함을 표현하는 게 배우자에 대한 도리 아닌가 합니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만큼 예측을 통해 생존 가능성을 높이려는 뇌가 혹사당하기 십상입니다. 적어도 집에서만큼은 서로가 서로에게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됨으로써 안정감을 주는 것이 부부관계를 원만하게 만들 수 있고, 이는 불확실한 세상의 풍랑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는 부부간의 굳건한 신뢰를 가능케 합니다.

관련 메모


  1. Your Brain Predicts (Almost) Everything You Do - Mindful ↩︎

  2. Tolerance of uncertainty: Conceptual analysis, integrative model, and implications for healthcare ↩︎